베트남달랏 - 베트남의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 황제의 추억이 담긴 여름 별장 (Bao Dai Summer Palace)
- 2017-08-11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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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의 푸이, 대한제국의 영친왕과 그의 아들 이구 황세손, 베트남의 바오다이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역사에 대해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이라면 이 이름들에서 느껴지는 쇠잔하고 쓸쓸한 그림자를 엿보실 수 있을 겁니다. 푸이는 1616년에서 1912년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이어져온 청제국의 문을 닫아 건 마지막 황제로 너무나도 유명하지요. 고종의 아들이자 마지막 황태자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의민황태자 역시 조선에서 시작해 대한제국으로 막을 내린 한반도 마지막 왕조의 사람이구요. 베트남의 바오다이 황제 역시 왕조의 마지막을 장식한 대부분의 군주와 비슷한 삶을 살았습니다.
1926년 황제의 자리에 오른 바오다이(保大)는 <위대함의 수호자>란 뜻을 지닌 바오다이 칭호를 얻게 되었지만 그의 치세는 평탄치 못했습니다. 1926년, 이미 20세기가 시작하고도 근 30년 가까이 흐른 마당에 더 이상 국민들은 바오다이를, 황제를, 제국을 원하지 않았으니까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왕좌에 올랐다가 역시 의지와 상관없이 물러나야 했던 바오다이 황제는 베트남 공화국의 초대 주석에 오르기도 했지만 자신의 운명을 세차게 몰아 세웠던 세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답니다. 허울 좋은 황제에서 공화국의 초대 주석으로 타이틀만 바뀌었을 뿐,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건 제대로 없었지요. 결국 1955년 국민 투표를 통해 왕정이 폐지되자 프랑스로 망명하여, 1997년 작고할 때까지 다시는 베트남 땅을 밟지 못했다고 해요.
베트남의 쇠락해가는 왕조의 황족으로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대의 요구에 따라 정처 없이 흘러갔던 풍랑의 세월. 그가 황제로서 남겼던 업적과는 무관하게, 개인적인 인생을 들여다 보면 쓸쓸함과 안타까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베트남에는 더 이상 왕조가 존재하지 않고 바오다이 황제 역시 이승의 사람이 아니게 되었지만 최근, 바오다이 황제의 이름이 떠들썩하게 거론된 일이 있었지요. 바로 생 전 그가 사용했던 시계때문인데요.
#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시계, 바오다이 황제의 롤렉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명품 시계 중 하나로 손꼽히는 롤렉스. 그 롤렉스 중에 1954년 바오다이 황제가 구매했던 한 시계는 이제까지 롤렉스 시계 경매 역대 최고의 가격으로 거래가 되었는데요. 2017년 5월 13일 토요일, 필립스와 아우렐 벡이 개최한 제네바 워치 옥션에서 한화로 55억이 넘는 금액에 거래가 되었다고 하니 엄청난 액수입니다.
1954년 봄, 바오다이 황제는 제네바에서 이뤄지는 제네바 협약에 참석하기 위해 이 롤렉스를 구매했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듬해,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고 하니, 롤렉스 시계는 황제의 화려했던 최후의 순간과 스러져 가는 왕조의 영광을 함께 한 셈입니다.
# 달랏에 남겨둔 황제의 여름 추억, 여름 별장

Bao Dai Summer Palace
달랏을 찾는 관광객들이 들리는 곳 중 하나가 바오다이 황제의 여름 궁전으로 잘 알려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실상 규모가 궁전이라고 부를 만큼 크지 않아 약간 큰 별장정도의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답니다.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군주였던 그가 가족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을 별장을 둘러 보며 황제나 황후가 된 것마냥 기분을 내며 옷을 입어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달랏에 총 3군데 존재하는 별장의 일부는 지금도 정부 공식 행사에 이용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둘러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곳은 하나뿐이라고 해요. 고관들과 함께 식사를 했던 응접실, 바오다이 황제가 사용했던 집무실, 황제 일가가 머물렀던 침실과 화장실 등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고 하니 구경할 만 하지요?
바오다이 황제의 여름별장 입장료 : 15,000동 (약 800원)
호치민에서 300km정도 떨어진 달랏까지 가기 위해선 비행기나 오픈버스, 혹은 일반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요. 공항에서 시내까지 약 30km정도 떨어져 있어서 쎄옴이나 셔틀 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꽃의 도시로 잘 알려진 달랏, 오늘은 달랏에 남겨둔 응우옌 왕조 바오다이 황제의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자연친화적인 도시로도 유명하지만 화려한 왕조의 후예로 태어나 온갖 부귀는 다 누렸지만 일생을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없었던 한 남자, 바오다이의 자취가 남겨진 별장을 찾는 건 어떨까요.